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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신(猫神)

 

별빅토끼

@ravightsm94

* 묘신은 (묘신猫神)1,(역린逆鱗)2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따로 보시는 데 지장은 없으나 순서대로 보시면 더 좋습니다.

 

 

 

 

십이지신: 땅을 지키는 열두신장.

 

자신(쥐) 축신(소) 인신(호랑이) 묘신(토끼) 진신(용) 사신(뱀) 오신(말) 미신(양) 신신(원숭이) 유신(닭) 술신(개) 해신(돼지)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자신들의 능력을 숨기고 인간으로 변해 우리와 섞여 살고 있다.

 

 

 

 

차가운 달빛이 우거진 숲 속 호수에 내려앉았다. 흔한 도시의 가로등조차 없는 이곳에 살아있는 소리가 정적을 깼다. 소름 끼치게 열리는 나무판자로 만들어진 문. 끼이익- 깊숙한 지하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지하로 내려가는 돌계단, 한 사람 겨우 들어갈 정도로 비좁고 어두운 곳이었다. 아래로 내려가자 벽에 붙은 횃불과 오래된 나무탁자 위에 놓인 촛불, 그리고 레퀴엠으로 추정되는 클래식이 들렸다.

 

 

 

 

“시끄러워”

 

“술신, 오셨는가”

 

 

 

 

술신을 반기는 그는 사신(뱀)으로, 인신(호랑이)의 벌을 받아 지금은 지하에 갇혀있다. 태양이 내리쬐는 세상으로 나갈 수 없는 사신에게 매일 겪는 칠흑 같은 어둠은 고통의 나날이었다.

 

 

 

 

“요즘 시대가 어느 땐데 술신이라 불러. 인간 이름으로 불러”

 

“이야~ 세상 좋아졌나 보네? 인간 이름도 있고, 나는 인신 덕에 아직도 고통받는 중인데 말이야.”

 

“네놈이 죄 없는 인간을 죽여놓고 아직도 인신 탓인 거냐!!!”

 

 

 

 

술신(개), 십이지신 중 하나로 인간 이름은 김원식이다. 그는 십이지신의 현 우두머리인 자신(쥐) 즉, 택운의 부름으로 당국에 있는 모든 십이지신을 사신이 있는 이곳에 오도록 했다.

 

 

 

 

“세상에 죄 없는 인간이 어딨는가. 자네는 인간을 너무 신뢰하고 애정 해서 문제일세. 그게 곧 큰 화가 되어

 

자기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잊지 마시게나”

 

“뭐라고? 지하에 박혀 살더니 네놈이 할 말 못할 말 구분을 못 하는구나”

 

“인신의 힘이 일제강점기 이후로 급격히 약해졌지. 그게 누구 때문이라 생각하는가? 인간들이 호랑이를 사냥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도 인신은 살아있었을걸세”

 

“이 뱀 새끼가!!!”

 

 

 

 

원식이 사납고 덩치 큰 검은 개로 변해 사신에게 달려들었다. 사신은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오는 원식을 노려보았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사신의 목을 물려는 그때, “그만”이란 가늘고 단호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막 도착한 택운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원식은 짐승의 눈빛으로 살벌한 눈동자를 도르륵 굴리며 택운을 보았고, 택운은 익숙한 듯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싸움을 제지했다.

 

 

 

 

“사신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야. 인간들이 지은 죄는 용서받기 어려운 일이었어. 하지만 인신이 산신으로써 이 나라와 인간을 사랑하고 이 또한 운명이라 했으니…별도리가 없었던 것이지”

 

 

 

 

택운은 과거를 회상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신이 되기 위해 모인 동물들이 산신의 슬픔을 함께 겪으며 고통을 함께했기에 더욱더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원식이 변신을 풀고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그의 말에 반박했다.

 

 

 

 

“인간을 사랑하고 보살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의무야. 근데 사신이라는 자가 저렇게 인간을 싫어하는 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어.”

 

“그만해. 인신이 현생에서 사라진 날이야. 잠시 후 이곳으로 십이지신 모두가 모일 텐데 그런 감정으로 인신의 후계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어.”

 

 

 

 

택운의 뼈 때리는 말에 원식은 이를 으득 갈며 죽일 듯 사신을 노려보다 주변에 놓인 소파에 몸을 던졌다. 택운은나무테이블에 놓인 붉은 빛의 와인을 입에 가져다 대자 어느새, 십이지신 모두가 어둡고 축축한 지하에 모였다.

 

 

 

 

“인신께서 유서를 남기셨다. 유서 내용은 ‘묘신을 새로운 십이지로 받아 나의 빈자리를 채워주거라’라며 인신의 후계를 정하시고 떠나셨다”

 

 

 

 

묘신이란 말에 모두 토끼를 쳐다보았다. 인간«»모습으로 변하지 않은 토끼가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평소 인간 여자의 모습으로 변해 물었다.

 

 

 

 

“묘신(토끼) 이라고?

 

“토끼? 토끼가 또 신이 된다고?”

 

 

 

 

십이지신 모두가 웅성거리며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택운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뱉고 대답했다.

 

 

 

 

“아니. 고양이 묘(猫)다. 고양이 신 묘신(猫神)이다”

 

 

 

 

다들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인신이 고양이를 곁에 두고 예뻐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고양이를 인신의 후임으로 한다는 것은 세상이 만들어지고 처음 있는 일이었다.

 

 

 

 

“거짓말이지? 고양이라니… 호랑이 뒤에 숨어 하악질만 하던 녀석이 어떻게 신이 됐다는 거야!! 그것도 인신의 후계라니…. 말이돼?”

 

 

 

 

유신(닭) 홍빈은 과거를 회상하며 인신의 곁에 머물던 검은 고양이를 기억했다. 길에서 죽어가던 고양이를 데리고 와 키우던 인신이 이해가 안 됐지만 모든 것에 관대하고 사랑하는 인신이니 이해했었다. 하지만 고양이가 신이 되었다는 사실은 인정하기 어려웠다.

 

 

 

 

“현재 인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대부분 동물은 개와 고양이가 대표적이지. 또한, 인간들은 고양이처럼 밤에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혼자만의 시간을 주로 보내. 어찌보면 묘신(고양이)이 생겨난 것도 자연의 이치다”

 

 

 

 

벽에 놓인 액자를 만지며 조용히 숨죽이고 있던 축신(소)이 한마디 하자 모두 그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도 아니었을뿐더러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고양.... 아니 묘신은 어디에 있는데?”

 

“신이 된 것을 부정하는지 이 나라 어딘가에 숨어있는 것 같아”

 

“정식으로 십이지신이 되려면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하는 거 아니냐?”

 

“맞아. 이미 인간의 모습으로 사는 게 가능할 텐데, 얼른 찾아야겠네. 그리고 진신(용)의 빈자리는 언제까지 비워둘 거야? 우리가 아는 진신의 후손은 이제 없다구”

 

“진신의 후손이 남아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사신이 또 과거와 같은 멍청한 짓은 못 하도록 진신의 여의주는 후손을 찾을 때까지 제가 보관하도록 하겠습니다”

 

 

 

 

택운은 가져온 작은 진주와 같은 여의주를 십이지신 모두에게 보여주고 다시 자신의 팔찌에 담았다. 다들 여의주보다 사신에 관심이 있었다.

 

 

 

 

“허허, 시선이 어찌.… 반성했으니 걱정들 마시게나”

 

 

 

 

사신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그들을 안심시켰다. 과거 100년을 산 뱀으로 사신이 된 그가 진신의 여의주를 탐하여 진신의 핏줄들을 무참히 살해하였다. 진신이 인간을 사랑하여 낳은 자식들에게 준 여의주였다. 진신은 여의주가 없어 평범한 인간으로 살다 죽었지만 진신의 능력이 담긴 여의주가 있다면 기후를 멋대로 조종하여 인간 왕의 자리에 앉아 나라를 통치해볼 셈이었다. 그러나 인신에게 발각되어 여의주는 뺏기고 무고한 인간을 살해한 죄로 인신의 벌인 몇백 년이 넘도록 지하에 갇혀 살게 된 것이다.

 

 

 

 

“쯧, 믿을 수가 있어야지. 마음에 안 드는 녀석”

 

 

 

 

원식은 혀를 차며 제일 먼저 그 지하를 나왔다. 그의 친구 유신(닭)홍빈과 해신(돼지)재환은 원식의 뒤를 따라 같이 나왔다. 후에 십이지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고 택운 역시 자신이 사는 지역으로 돌아왔다.

 

 

 

 

그들이 떠나자 숨 막힐듯한 고요함이 다시 찾아왔다. 사신은 지상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위로 한줄기의 달빛을 바라보다 한 걸음 한 걸음 땅 위로 올라왔다. 몇백 년 만에 느껴보는 숲 속의 공기와 바람, 밝은 달빛이 비치는 호수는 자유 그 자체였다. 사신은 실성한 사람처럼 웃었다.

 

 

 

 

바스락-

 

 

 

 

사신이 놀라 고개를 돌리니 나무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의 모습에 사신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그를 꽈악안아주었다.

 

 

 

 

“기다렸습니다. 형벌이 끝나신 겁니까?”

 

“아니. 인신이 죽어서 잠시 형벌이 풀렸다.”

 

“그럼 다시 지하로 돌아가셔야 합니까?”

 

“허. 내가 어떻게 찾은 자유인데, 고양이 놈이 정식으로 십이지신이 되면 나는 또 이 지긋지긋한 지하에 갇혀야 될 거다”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래. 아들아 너는 자신(쥐)의 여의주를 빼돌리거라. 나는 고양이를 맡으마”

 

“몸조심하세요. 아버지”

 

 

 

 

며칠 후

 

 

 

 

“너희는 왜 이곳에 있는 거지?”

 

“술 마시러 왔지 왜 왔겠어.”

 

“맞아!! 술 좋아”

 

 

 

 

택운은 서울에서 건물 지하에 있는 작은 바(Bar)를 운영하며 인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그들의 위로하는 술과 음식을 대접해주고 있었다. 또한, 귀가 밝은 택운은 작은 소식과 소문을 모두 접하고 있어 악한 인간을 처단하는 데 힘쓰기도 했다. 그의 보금자리에 불청객인 원식과 해신(돼지)재환이 찾아와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개는 술 못 마시잖아”

 

“무알콜로 마실게”

 

“돼지는 출입금지라 했을 텐데”

 

“지금은 돼지 아니고 재환이야. 이.재.환”

 

“하아…..”

 

 

 

 

땅 꺼지듯 큰 한숨과 함께 택운은 고개를 휘적이면서도 원식을 위한 무알콜 칵테일과 재환이 좋아하는 맥주와 카나페를 만들어주었다. 칵테일을 음미하며 감탄하는 원식과 3초만에 음식을 다 먹어치운 재환이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됐고, 너희가 진짜 여기 온 목적이 뭐야”

 

“대충 알겠지만 영 그 녀석이 불안해서 말이야.”

 

“사신?”

 

“인신께서 사라지셨으니 사신 녀석이 얌전히 지하에 있을 거 같지 않단 말이지”

 

 

 

 

원식의 말에 동감하는지 택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와있던 손님의 부름에 택운은 손님에게 가 그의 주문을 받았다. 원식은 말의 흐름이 끊기자 탐탁지 않은 듯 입술을 쭉 내밀고 옆에 놓인 칵테일을 마셨다. 그때 어디서 햄스터 한 마리가 뜬금없이 원식과 재환 앞에 나타났다. 햄스터는 재환이 먹다 흘린 카나페 부스러기를 먹었다.

 

 

 

 

“뭐야 이 쥐새끼는”

 

“원식아 애는 쥐가 아니라 햄스터야”

 

“아무튼, 이게 왜 여기 있는 거냐고”

 

“배가 고팠나 봐”

 

 

 

 

택운이 다시 원식과 재환 앞으로 오자 햄스터가 먹는 것을 그만두고 택운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원식과 재환이 납득이 갔다.

 

 

 

 

“나의 충신 햄찌다. 안 그래도 햄찌를 시켜 사신의 행동을 감시하라 시켰는데 햄찌가 이렇게 빨리 온 걸 보니 사신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아”

 

“설마 밖으로 나온 건가?”

 

 

 

 

택운의 충신 햄찌는 택운의 어깨로 올라가 그의 귓가에 자신이 본 것을 전부 말했고 택운은 수고했다며 햄찌에게 해바라기 씨를 보상으로 주었다.

 

 

 

 

“인신의 벌이 풀린 모양이야. 햄찌말로는 사신이 고양이를 죽이고 인신의 후계가 되지 못하게 막겠다는군”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당장 사신의 모가지를 부러뜨리자”

 

“안돼. 햄찌말로는 사신에게 붙은 조력자가 있데. 누군지 모르겠지만, 조력자가 인간이라면 곤란해. 그리고 증거도 없이 사신을 죽이면 십이지신의 체계가 무너질 거다”

 

 

 

 

원식은 분을 참지 못하고 상을 내리쳤다. 햄찌가 겁을 먹고 택운의 뒷목으로 몸을 피했다. 재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좋은 생각이 났는지 한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우리가 먼저 묘신을 찾자!!”

 

“고양이가 어딨는지 알고 찾아!!”

 

“식이 너 내가 반말하지 말랬지? 내가 1녀..ㄴ…”

 

“찾았어!!!”

 

 

 

 

문이 벌컥 열리더니 헬멧을 쓴 유신(닭)홍빈이 믿음직한 얼굴로 자신 있게 들어왔다. 그의 모습에 바에 있던 손님들과 택운, 원식, 재환, 햄찌가 토끼눈이 되어 바라보았다.

 

 

 

 

“찾았어!! 내가 그 고양..아니 묘신!!”

 

“묘신을 찾았다고? 확실해? 정말 묘신이야?”

 

“내가 대학가 근처 치킨 배달하면서 들은 괴담인데 별빛대학 인근 골목에서 밤마다 고양이가 인간으로 변해 사람을 꼬셔 자신의 아지트로 데려가 간만 쏙 빼먹는데”

 

 

 

 

홍빈의 이상한 괴담에 재환이 혼자 무서워했다. 나머진 이게 웬 뚱딴지같은 소린가 싶어 대꾸도 하지 않았다. 햄찌조차 홍빈을 외면했다.

 

 

 

 

“……….고양이가 왜 간을 빼먹어. 구미호냐?”

 

“아, 아무튼 확실한 건 고양이가 인간으로 변하는걸 본 사람이 많다는 거야. 대동제 때 학과별로 다 치킨 배달했었는데 다 그 괴담에 관해 얘기하고 있더라니까?”

 

“확실히 그건 좀 일리가 있네”

 

 

 

 

택운과 원식이 눈빛을 교환했다. 묘신이 별빛대학 인근에 출몰하고 있다는 것을 거의 확신했다. 그때 재환이 심각한 얼굴로 홍빈을 불렀다.

 

 

 

 

“홍빈아”

 

“뭐야, 형이 목소리 까니까 무섭잖아. 왜?”

 

“넌 유신(닭)인데 왜 치킨집에서 배달해? 너무 잔인한 거아니야?”

 

“……..먹고 사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이 나라에 많고 많은 게 치킨집인데 그리고 자연의 섭리를 방해하는 것이 더 큰 죄거든?”

 

 

 

 

깨달았다는 얼굴로 재환의 궁금증이 풀리자 해맑게 웃어 보였다. 다들 그럼 그렇지란 얼굴로 재환에 대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진지하게 묘신에 대해 논의했다.

 

 

 

 

“나는 바(Bar)를 운영해야 해서 당장은 못 가”

 

“그럼 재환이랑 홍빈이랑 내가 먼저 가서 묘신을 찾아볼게”

 

“묘신을 찾으면 연락해”

 

 

 

 

서울특별시 ☆☆구 ☆☆동 별빛대학교 인근 골목 am 2시.

 

 

 

 

주변 맛의 거리와 모텔이 줄지어있는 거리에선 많은 사람이 술에 취해 있었다. 대학 근처라 그런지 젊은 사람들이 유난히도 많았다. 원식과 홍빈 그리고 재환은 묘신을 찾으면 다시 이곳에서 만나자고 하고 각자 흩어져 골목을 배회해 묘신을 찾기로 했다. 원식은 검은 개로 변해 1시 방향 골목으로 뛰어갔고 홍빈은 5시 방향 골목으로 자신의 스쿠터를 타고 큰 골목을 돌아다녔다. 재환은 9시 방향 골목으로 학생처럼 큰 가방을 메고 묘신을 찾았다. 재환이 걸은 지 10분, 배가 고파 주변 먹을 것을 파는 상점을 찾았다. 그러자 으슥한 골목 끝, 24시 편의점을 발견하곤 그곳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별빛편의점입니다”

 

“안녕하세요오~ 먹을거 먹을거!!”

 

 

 

 

재환은 삼각김밥 코너에서 어떤 맛을 먹을지 신중히 고민했다. 재환이 너무 오랫동안 고민하자 편의점 알바생이 다가와 잘나가는 맛으로 추천해주었다.

 

 

 

 

“요즘 치즈 제육이 잘나가요”

 

“제가 돼지라 돼지고기는 안 먹어요”

 

“네? 아.… 그렇구나. 그럼 닭갈비는 어떠세요?”

 

“제 동생이라 미안해서 좀… 근데 치킨은 맛있더라고요”

 

 

 

 

편의점 알바생은 재환의 마른 체구에 돼지라는 말을 의아해했다. 재환은 그러든지 말든지 삼각김밥을 열심히 골랐다. 알바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잠시 후 재환은 고기가 안 든 삼각김밥을 모두 챙기고 어묵바, 빵 등 과자 여러 봉지와 음료를 구매했다. 재환은 먹을 거에 신이나 음식이 든 봉지를 들고 다시 골목을 나와 거리로 나왔다. 봉지에 든 삼각김밥과 음료를 먹으며 원식과 홍빈을 기다렸다. 이미 묘신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반면, 홍빈은 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아까 택운이 말한 묘신의 특징을 기억했다.

 

 

 

 

‘묘신은 아직 인간이 어색할 거야. 고양이때 습관을 지니고있을거고 거기다 검은 고양이라 피부도 머리색도 남보다 더 검을 거야’

 

 

 

 

깔끔하고 남보다 더 진한 검은 머리털에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묘신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아다녔다. 원식은 혹시 몰라 고양이인 채 숨어있을까 검은 고양이를 찾아보았다. 그때 골목에 몸을 숨기고 있던 검은 고양이를 발견한 원식이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사람으로 변해 다짜고짜 고양이를 덥석 들어 올렸다.

 

 

 

 

“너냐”

 

“애요오옹”

 

“사람으로 변해라. 고양이어는 할 줄 몰라”

 

“애용~ 애요옹~”

 

“너 설마 사람으로 변하는 방법을 까먹은 거냐?!”

 

 

 

 

원식은 심각한 얼굴로 검은 고양이의 목덜미를 한 손으로 잡고 모이기로 했던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반면 홍빈은골목에서 토하고 있던 흑인을 만났다. 검은 머리와 검은 피부에 자신이 찾던 묘신이라 확신했다. 토하던 흑인의 등을 토닥이며 그를 부축했다.

 

 

 

 

“오우, 코마워요”

 

“어쩌다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

 

“한쿡문화 어려워욜”

 

“그치, 처음이라 그래~ 아무래도 요즘 인간들 문화는 따라가기 힘들다니까? 나도 처음엔 다 그랬어”

 

“당신도 웨쿡사라…ㅁ…”

 

 

 

 

흑인남자는 결국 술에 취해 잠들어버렸다. 홍빈은 그를 자신의 등에 업혀 서로 끈으로 묶은 채 스쿠터를 타고 다시 모이기로 한 곳으로 향했다. 다시 만난 세 명은 어이가 없었다.

 

 

 

 

“이재환, 그 과자는 뭐냐? 고양이 밥이냐?”

 

“김원식!! 형이라 부르랬지? 나는 찾다가 배고파서.... 근데홍빈이는 묘신을 죽여서 데리고 온 거야? 시체야????”

 

“아 잠든 거야 잠든거, 길에서 토하고 있더라고 술 마셨나 봐”

 

“내가 데려온 고양이가 묘신이야 봐봐, 고양이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잖아. 홍빈이 데려온 놈은 그냥 인간이야”

 

“택운의 말 못 들었어? 검은 머리에 검은 피부 거기다 인간이 어색해 한국말도 제대로 못 하잖아”

 

“와그작 와그작”

 

 

 

 

원식과 홍빈이 서로가 맞다고 기 싸움 하자 재환이 먹던 팝콘을 옆에 두고 택운에게 찾았다며 전화를 걸었다. 택운은 재환의 전화에 금세 그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뭐야, 저 냄새 나는 것들은”

 

“택운, 우리가 찾은 것 중에 누가 묘신이냐”

 

“……….확실히”

 

“확실히?”

 

“이 근방에 있는 것은 확실하군. 재환이에게서 묘신의 기가 느껴져”

 

“이재환이?!!”

 

 

 

 

역시 나라며 재환이 헤벌쭉 웃으며 좋아했다. 택운은 재환의 손을 잡고 코에 가져다 대자 묘신의 기가 좀 더 자세하게 느껴졌다.

 

 

 

 

“재환, 누구랑 접촉한 적 있어?”

 

“음…………아! 편의점 알바생!! 잔돈 받으면서 손이 닿았어.”

 

“그 자다. 그 자가 묘신이야”

 

 

 

 

택운은 주변에 있던 쥐들을 불러모아 재환에게 들은 인상착의를 알려주고 근처 편의점을 찾아 그 알바생이 있는지 시켰다. 홍빈은 자신이 데려온 흑인남자를 고이 땅바닥에 눕혀주고 근처에 있던 신문지도 덮어주었다.

 

 

 

 

“진짜 고양이었군. 미안하다”

 

“애용~”

 

“잘 가고 묘신찾으면 통역해서 안부 전하마”

 

 

 

 

원식 역시 자신이 데려온 고양이를 놔주었다. 택운은 쥐들을 풀어 알바생을 찾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묘신이 자신을 찾는다는 것을 눈치채고 다시 사라진듯했다.

 

 

 

 

반면 택운의 충신 햄찌 역시 택운의 명에 따라 열심히 묘신을 찾던 중 편의점 물건 상자에 들어갔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아직도 상자 안이었다. 상자를 찢고 나가자 번쩍이는 두 개의 형광이 자신에 다가오고 있었다.

 

 

 

 

“찌익…!!!!”

 

 

 

 

햄찌는 겁을 먹고 몸을 웅크렸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벌벌 떨며 상자 구석으로 몸을 웅크리며 숨었다. 그러다 자신의 몸이 부웅 뜨더니 따듯하고 익숙한 촉감이 느껴졌다. 눈을 슬그머니 뜨자 인간이 자신을 손바닥 위에놓고 지켜보고 있음을 알았다.

 

 

 

 

“찍?!”

 

“널 해치지 않아”

 

“…..찍”

 

“여긴 편의점 물건을 나르는 지입 차 안이야”

 

“…..”

 

“날이 밝으면 여기서 내보내 줄게. 나는 차학연이라고해. 원래는 고양이였지만, 지금은…. 모르겠어. 사람이 될 수 있는 고양이야”

 

“찍!!”

 

“진짜 나랑 대화하는 거 같다 하하핳, 이렇게 웃는 것도 오랜만이네. 인신과 함께 살았을 때가 그리워…. 보고 싶어”

 

 

 

 

묘신(고양이)학연은 고개를 자신의 두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우는지 몸이 들썩거렸다. 햄찌는 그런 그의 어깨로 올라가 몸을 학연의 뺨에 비비며 그를 위로하다 택운을 떠올리곤 다시 내려와 구멍을 찾았다.

 

 

 

 

다음 날 아침.

 

 

 

 

쾅-!!! 콰쾅!!!!!

 

거친 소리와 함께 문짝이 날아갔다. 큰 소리에 놀란 학연이 경계하며 문 쪽을 바라보니 눈 부신 햇살에 가려 밖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역시 이재환”

 

“돼지 능력을 여기서 쓰네, 체중을 자기 마음대로 늘리고 줄이기가 가능하니 이런 철문짝 쯤이야. 부럽군”

 

“히히”

 

 

 

 

빛에 익숙해지고 눈을 뜨자 건장한 남정네 4명과 한 마리의 햄스터가 보였다. 학연은 놀라 검은 고양이로 변해 도망치려 했으나 금세 원식의 손에 목덜미를 잡혔다.

 

 

 

 

“어딜!!”

 

 

 

 

택운의 어깨에 있던 햄찌가 고양이로 변한 학연에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찍~”

 

 

 

 

학연은 발버둥 치며 원식의 손을 할퀴기도 하고 깨물어보기도 했으나 전혀 소용없었다. 결국, 그의 손에 잡혀 다 같이 택운의 바(Bar)로 모였다.

 

 

 

 

“왜 신이 되는 것을 부정하지?”

 

 

 

 

택운의 질문에 다시 인간으로 변한 학연이 그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의 눈빛은 서글픔과 분노로 섞여 있었다.

 

 

 

 

“인신이 그랬어… 이 세상에 나쁜 인간은 없다고 다만 환경이 인간을 나쁘게 만드는 거라고. 하지만 난 달라. 인간은 전부 나쁘고 더러워. 악한 마음을 숨기고 착한 척 하며 사는 거지… 이성, 돈, 권력만 찾는 그들을 위해 살고 싶지 않아”

 

 

 

 

학연은 자신의 거친 손과 인간으로 버텨온 삶을 회상했다.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며 웅크렸다. 그런 그를 재환이 말없이 다가와 어깨를 감싸주었다.

 

 

 

 

“인신이 죽어서 그런 거냐”

 

“처음엔 인신이 죽은 게 인간 탓이었지만…! 인신을 위해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 적응해보려 했어. 그런데 인간은 돈이 없으면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아…. 내 힘으로 도와주긴커녕 나조차 버티지 못하는데 누가 누굴 돕겠어!!”

 

“그건 인신의 힘이 약해져서 그래. 더군다나 지금은 인신도 없어. 정식으로 네가 십이지신이 된다면 바꿀 수 있어.”

 

“어디에도 인정받지 못하고 나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고양이 한 마리가 뭘 할 수 있는데!!!”

 

 

 

 

그때, 가게 문이 벌컥 열리더니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위층 건물에 불이 났다며 당장 나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남자가 가게로 들어선 순간 밖에 건물이 무너지는 듯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이 무너지고 천장은 당장에라도 무너질 듯 금이 갔다. 밖으로 나가는 문이 무너진 계단 파편에 막히고 창문 하나 없는 지하에 갇히고 말았다.

 

 

 

 

“건물이 무너질 정돈데 우리 모두 몰랐다는 거야?”

 

“젠장, 분명 사신 놈의 짓이야”

 

“내가 벽을 뚫을까?”

 

 

 

 

결국, 천장이 무너지고 구석으로 피신한 덕에 모두 살아는 있지만 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정전까지 일어나 앞에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 벽이나 뚫으면 천장이 더 무너져 모두 다칠 수 있어. 거기다 우리 말고 다른 사.람.도 있다”

 

 

 

 

택운의 손을 꼭 잡고 무서움에 남자는 덜덜 떨었다. 다들 능력을 쓰기도 모호하고 함부로 움직이기도 좁고 어두운 공간에 위험하기 그지없었다.

 

 

 

 

“무너진 천장파편을 밟고 천장 위로 올라가 밖으로 나가면 돼”

 

 

 

 

학연의 목소리였다. 학연의 능력은 어둠 속에서 더 강해지는 것으로 인간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모든 감각이 발달한다. 천장으로 나갈 수 있음을 확신한 학연이 한 명 한 명 천장 위로 올려주었고 무사히 무너진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인간도 싫다 신도 싫다 능력도 없는 고양이라면서?”

 

“.…누가 다치고 죽는 게 더 싫었을 뿐이야”

 

“우리가 인정할게. 묘신이 될 자격 충분히 있는 고양이였어. 인신도 그런 너를 알아보신 거고… 우리야 죽진 않겠지만, 덕분에 저 남자가 살았다. 고마워”

 

 

 

 

택운의 말에 학연이 눈물을 흘렸다. 신이 되고 인신이 죽고 처음으로 들어본 말이었다. 갑자기 신이 된 고양이가 인간 세상에서 겪은 모든 일이 눈물에 섞여 흘러내렸다. 다들 학연을 봐주던 그때, 택운의 손목에 있던 여의주가 든 팔찌가 사라졌음을 알아차렸다.

 

 

 

 

“여의주가 사라졌어.”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까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남자가 빼간 듯 했다. 다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아무도 없는 공터로 와 원식은 개가 되어 그 남자를 추적하고 홍빈은 스쿠터를 끌고 추적했으며 택운은 쥐들을 풀어 발자취를 추적했다.

 

 

 

 

“고양아, 이름이 뭐라고 했지?”

 

“차학연”

 

“그래 학연아. 나랑 함께 여기서 기다리자”

 

“……신이 된 것은 내가 더 느리지만, 너보다 더 오래 살았다.”

 

“지금 그게 중요해?!”

 

 

 

 

얼마 지나지 않아 택운은 그 남자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 숲 속의 호수. 사신이 있는 숲이었다. 택운은 원식과 재환, 홍빈 모두에게 연락을 돌려 숲으로 오게 했다. 호수에 오자 그 남자가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자신,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한상혁이라고 합니다. 편하게 혁이라 부르시면 됩니다”

 

“됐고, 팔찌 내놔”

 

“아니요. 이 물건은 저의 아버지 물건이라 들었습니다. 제 아버지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아버지? 인간이 무슨…. 아니구나 너 진신(용)의 후손이구나”

 

 

 

 

혁의 손에 쥐어진 여의주가 빛났다. 혁도 이 팔찌가 왜 자신의 손에서 빛이 나는지 의아했지만, 순수히 택운에게 돌려줄 마음이 없었다.

 

 

 

 

“저 꼬맹이가 진신의 후손이라고?”

 

“여의주가 빛나는 걸 보아 후손이 틀림없어. 저 여의주를 사신에게 주려는 거 같아 절대 사신의 손에 들어가면 안 돼”

 

 

 

 

막 도착한 원식과 홍빈이 택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원식은 다시 개로 변해 혁에게 달려들었다. 혁은 달려드는 원식의 목을 한 손으로 쥐어 잡아 내동댕이쳤다. 다시 이빨을 드러내며 혁의 목으로 달려들자 혁은 살포시 허리를 숙여 원식의 다리를 붙잡고 호수로 던졌다.

 

 

 

 

“힘이 장난 아닌데? 인간이 저렇게 쎈거 처음 봐”

 

“진신의 후손이라 그래. 원식이 혼자 싸우다 큰일 나겠어”

 

 

 

 

택운의 말에 홍빈은 자신의 능력을 풀어 불새로 변해 재빠르게 혁에게 달려들었다. 혁은 불새의 불을 피해 숲으로 달렸다. 숲을 태울 수 없던 홍빈이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별수 없이 택운이 쥐떼를 불러 혁을 쫓았다. 쥐떼에 둘러싸인 혁이 택운을 보며 웃었다.

 

 

 

 

“진짜 함정에 빠진 사람은 누구일까요? 신은 인간에게 약하다면서요? 이 여의주를 삼키면 저도 죽일 건가요? 나를 죽인다면 당신도 수백 년을 우리 아버지처럼 지하에서 살겠군요”

 

“뭐라고?”

 

“지금 당신들이 여기에 있는 동안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을 거 같아?”

 

 

 

 

혁은 비열하게 웃으며 팔찌에 있는 여의주를 꺼내어 입안으로 넣었다. 목으로 넘어감과 동시에 택운은 모두 피하라며 소리치고 쥐로 변해 나무 뒤로 피했다. 혁은 거대한 용으로 변해 주변에 있던 모든 것을 부수기 시작했다. 택운의 곁으로 홍빈과 원식이 달려왔다.

 

 

 

 

“진신의 후손이 여의주를 삼키고 폭주했어. 그것보다 지금 학연이가 위험해!!”

 

 

 

 

한편, 학연은 배가 고픈 재환이와 함께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던 중 알바생의 비명과 함께 뛰쳐나가고 학연과 재환이 일어나 주변을 살피니 금세 편의점 건물 통째가 독사들로 들끓고 있었다. 편의점 안으로 들어온 수백 마리의 독사들이 학연과 재환에게로 슬금슬금 기어왔고 둘은 탁자 위로 올라갔다. 독사들은 몸을 던져 학연과 재환을 물려 했다. 학연은 손톱을 늘려 독사의 목을 노려 잘라내고 재환은 주먹에 체중을 실어 독사들을 튕겨냈다. 하지만 독사들의 수는 줄기는커녕 더 늘어만 갔고 틈틈이 싸우다 물리기도 했다. 바닥에 들끓는 독사들 사이로 사신이 걸어왔다.

 

 

 

 

“세상 참 많이 변했더군, 말로만 듣던 이곳이 편의점이로군”

 

“사신!!!”

 

“해신 자네 옆에 그 친구가 고양이? 너무 태평한 거 아니신가? ”

 

“인신이 이미 후계로 정한 학연이는 이미 묘신이다!! 그러니 이런 쓸데없는 짓은 그만둬!!”

 

“쓸데없는 짓이 어딨는가? 이유가 있으니 이리 몸소 찾아온 게 아니겠는가. 돼지는 얌전히 죽어”

 

 

 

 

독사들은 더욱 거칠게 재환에게 달려들었다. 시야를 가릴 정도로 수많은 독사가 재환을 물고 꼼짝 못 하게 몸을 조였다. 당황한 학연이 재환을 도와주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사신의 손짓에 학연은 천천히 사신에게 다가갔다.

 

 

 

 

“나를 원해?”

 

“정확히는 너의 목숨이지”

 

“날 죽여 그리고 재환이는 살려줘!!”

 

 

 

 

숨통마저 조이던 독사들이 하나씩 물러나고 순식간에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재환은 파랗게 변한 얼굴과 피를 토하며 학연과 사신에게 기어왔다.

 

 

 

 

“크흑….아..안돼…그…ㅓ지마”

 

 

 

 

재환이 쓰러지고 사신은 자신의 칼을 빼내어 학연의 목에 가져다 댔다. 학연은 쓰러진 재환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조금은…. 아쉽네. 이제야 인신이 말한 좋은 친구를 사귀었다 생각했는데… ”

 

 

 

 

학연은 이 말을 끝으로 눈을 살포시 감았다. 사신이 칼을 높이 치켜들어 학연의 목을 찌르려는 그때, 총성이 울렸다.

 

 

 

 

탕- 탕탕--

 

 

 

 

사신의 배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뒤를 돌아보니 경찰들이 사신에게 총을 겨누어 쏘고 있었다. 학연은 쓰러진 재환을감쌌다.

 

 

 

 

“이 하찮은 인간 놈들이!!!!!!!”

 

 

 

 

사신은 피를 토하며 독사들을 다시 불러 경찰들을 공격했다. 그러나 아까 뛰쳐나간 알바가 신고한 덕에 경찰 외에 소방관들 모두 독사에 물리지 않게 옷을 단단히 입고 있는 상태였다. 더구나 많은 독사를 죽이기 위한 화학제품을 뿌리며 독사들을 해치웠다. 처음 맛보는 고통에 사신은 결국 정신을 잃었다. 마침 택운과 원식 그리고 홍빈이 편의점에 도착해 학연과 재환에게 다가갔다.

 

 

 

 

“무사해?”

 

“재환이가… 재환이가 많이 물렸어.”

 

“걱정마. 재환이는 강하니까. 원식, 홍빈 사신을 데려가”

 

 

 

 

원식과 홍빈은 쓰러진 사신을 데리고 숲으로 갔다. 또한, 밖에서 대기하던 구급대원들은 구급차에 재환을 실어 데려갔다.

 

 

 

 

“신인데 저렇게 구급차에 태워 보내도 돼?”

 

“인간들이 치료를 더 잘해. 안심하고 보내도 돼. 그것보다 빨리 정식으로 십이지신이 되자. 그래야 사신을 다시 지하에 가둘 수 있어.”

 

“응”

 

 

 

 

택운은 학연을 데리고 자신의 무너진 바(bar)로 돌아왔다. 택운은 바안에 보관해둔 인신의 지장이 찍힌 유서를 꺼냈다.

 

 

 

 

“자 여기다 너의 지장만 찍으면 돼”

 

“인신….”

 

 

 

 

원식과 홍빈은 지하에 도착해 쓰러진 사신과 정신을 차린 혁을 만났다. 혁은 쓰러진 사신을 보고 아버지를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이봐 꼬맹이. 아직도 저놈이 네 아버지라 생각하는 거야?”

 

“아까 용이 된 거 기억 안 나? 잠깐 용으로 폭주해 놀랬지만 넌 진신의 후손이지 사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알아요, 나도. 하지만 사신은 나의 아버지였어요. 고아가 된 나를 키워주신 분이에요”

 

“네가 진신의 후손인 걸 알고 이용하기 위해 키운 거라면?”

 

“그게 무슨 소리에요?”

 

 

 

 

과거 사신이 진신의 후손들을 살해했지만, 갓난아기만은죽이지 않았고 후에 사신을 찾아온 진신의 후손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 진신의 후손은 사신을 조상으로 여기고 모셔왔으며 현재 혁의 친부모이자 진신의 후손인 그들을 인신의 힘이 약해지자 필요 없어진 후손을 지하에 끌어들여 죽였다.

 

 

 

 

“………제가 이렇게 된 것도 가족도 친인척 하나 없는 모든 이유가 아버지 때문이란 거네요”

 

“그래. 전부 다 사신이 벌인 짓이지. 만약 사신이 자유의 몸이 되는 데 성공했어도 쓸모없어진 너는 죽었을 거야”

 

“………..”

 

 

 

 

그사이 정신을 차린 사신이 아픈 배를 쥐어 잡고 고개를 들어 원식과 홍빈을 노려보았다.

 

 

 

 

“아들아 믿지 마라…. 저들이 하는 말은 전부 거짓말이다”

 

“하, 저 뱀 새끼 혀부터 뽑아버릴까”

 

“식아 그러지 말고 택운도 없는데 죽이는 게 어떨까?”

 

 

 

 

신을 포기한 자와 신은 자멸할 수 있으며 자신의 종이 멸종되면 죽을 수 있다. 또한, 신과 신끼리는 서로를 죽일 수 있다. 신이 죽으면 후계를 정하고 죽을 수 있으며 후손이 신이 될 수 있고 정해둔 후계가 없다면 같은 종의 짐승이 신이 될 수 있다.

 

 

 

 

“사, 살려주세요!! 그래도 저를 키워주신 아버지입니다!!”

 

“이 녀석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만”

 

“그쯤 해”

 

 

 

 

택운이 학연과 함께 지하로 들어왔다. 원식과 홍빈은 아쉬운 얼굴이었다. 혁은 무릎 꿇고 빌며 사신을 죽이지 말아달라 부탁했다.

 

 

 

 

“걱정 마라. 사신은 죽지 않지만 당분간 다시 또 세상에 나올 일은 없을 거다”

 

 

 

 

사신과 혁을 지하에 두고 모두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모든 십이지신이 모여 있었다.

 

 

 

 

“정식으로 십이지신이 된 것을 축하한다”

 

“고양이가 신이라니 아직도 안믿겨지는구만”

 

“잘 부탁합니다. 차학연이라 합니다.”

 

 

 

 

학연이 잘 부탁한다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다 택운이 학연 앞에 서며 분위기를 잡고 말했다.

 

 

 

 

“앞으로 십이지신의 대표는 묘신 학연이가 될 겁니다. 이제 세상은 저보다 묘신인 학연이가 더 가까운 사이니까요”

 

 

 

 

오늘 있던 모든 일을 들은 십이지신 모두가 수긍했다. 학연은 택운에게 아까 자신이 없던 자리에서 일어난 일에 관해 물었다.

 

 

 

 

“용으로 변한 그를 어떻게 되돌린 거야?”

 

“처음엔 용으로 변한 아이가 폭주해 주변 모든 것을 파괴하다가 인간의 피가 섞여 있기도 하고 정식으로 진신이 된 것도 아니라서 금세 돌아오더라고. 그래서 너는 진신의 후손을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일단 시간을 좀 주는 게 어떨까. 마음이 진정되고 시간이 좀 흐르면 진신의 자리에 앉히고 싶어”

 

“그래, 묘신의 결정을 따르도록 하지”

 

 

 

 

 

 

 

 

 

 

- END - (그 후의 이야기는 역린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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